본문으로 바로가기

메뉴펼치기

메뉴닫기


작품세계

작곡가 윤이상
  • 인트로
  • 동양사상
  • 우주론
  • 언어성
  • 음악과정치
  • 창작관
“동/서양음악의 중개자’로 세계 현대 음악사에서 높이 형가받고 있는 한국의 작곡가 윤이상(尹伊桑 1917-1995)

'동 · 서양 음악의 중개자'로 세계 현대 음악사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한국의 작곡가이다. 그가 유럽에서 작곡한 100곡이 넘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은 동아시아의 사상과 문화적 전통 및 한국 전통음악의 음향관을 토대로 하고 있다. 윤이상은 이를 유럽의 음악매체와 현대 작곡기법을 이용하여 새롭고 독창적인 음악언어로 형상화하여 그의 개성적인 양식을 창조했다.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상호영향관계를 통한 창조적인 긴장관계 속에서 탄생한 그의 음악언어는 궁극적으로 대립의 세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통일성을 지향한다.

윤이상은 음렬음익이 퇴조되고 새로운 작곡방향이 모색되던 시기인 1950년대 말 유럽 음악계에 등장한다. 당시 유럽의 아방가르드 음악계는 극동아시아의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서 온 한국인 윤이상이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포기하지 않고도 그의 작곡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개방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

윤이상 작품세계 관련 이미지

"다행히 지금 최전선에서는 마치 동양의 수묵화처럼 연한 허무감과 침묵이 흐르는, 그러면서도 섬세하고 미학적으로 교묘히 구축된 그런 작품이 유행하고 있소." (윤이상의 편지, 1958) 윤이상은 빈 악파의 12음기법을 비롯한 유럽의 작곡기법과 표현기술을 철저하게 연마하고, 1958년부터 참석하기 시작한 다름슈타트 '국제하기강습회(Darmstadter Ferienkurse)를 통해 슈독하우젠, 노노, 불레즈, 마데르나, 존 케이지 등 아방가르드 작곡가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현대음악의 정체와 흐름을 파악해나간다.

동시에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보장해 주면서 작곡가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그곳에서 확고히 할 수 있는 고유한 음악어법의 발견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 1959년 9월 자유로운 12음기법에 의한 그의 초기 작품인「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Musik fur sieben Instrumente, 1959)과「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소품」(Funf Stucke fur Klavier, 1958)이 독일 다름슈타트와 네덜란드 빌토벤에서 잇따라 성공적으로 초연되며 윤이상은 유럽에서의 첫 성공을 거두게 된다.

특히「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의 제2악장의 시작 부분에서 윤이상은 처음으로 한국 전통음악의 길게 끄는 음의 자연스러운 비브라토 연주방식을 지시하고 있다. 이것은 이후 그의 음악의 개성적 양식을 특징 지어주는 작곡방식인 '주요음'- (Hauptton-)및 '주요음향기법(Hauptklangtechnik)으로 발전한다.

초반부터 윤이상은 리게티(Gyory Ligeti)와 펜데레츠키(Krzysztof Penderecki)에 의해 개발되어 이후 70년대 초반까지 유럽 현대음악의 흐름을 주도하는 작곡방식인 '음향작곡(Klangkomposition)의 흐름에 합류하며 그 흐름 속에서 자신의 음악어법을 모색한다.「바라」(Orchesterstuck Bara, 1960),「교향적 정경」(Symphonische Szene fur großes Orchester, 1960), 「교착적 음향」(Colliides sonores fur Steichorchester, 1961)의 초기 관현악곡은 윤이상이 음향적 측면에 중점을 두고 쓴 실험적 작품들이다.

이 시기 그의 음악의 특징은 주로 한국 전통악기의 독특한 연주기법과 연주방식 등을 유럽의 악기로 표현하여 만들어 내는 독특한 음향구조에 있다. 예를 들어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교착적 음향」은 각 악장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해금, 거문고, 양금을 그가 형상화하려는 음향의 표현모델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위에 언급한 윤이상의 '주요음기법'은 그가 서양 음악과는 전혀 다른 동양음악의 음 개념에 착안하여 이것을 유럽의 현대 작곡기법으로 형상화하여 개발시킨 윤이상 고유의 작곡기법으로서 그의 음악언어의 토대가 된다. 그는 자신의 음악의 토대가 되는 동아시아적 음관념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럽음악에서 음이라는 것은 그것이 다른 음과 연결되어 이어짐으로써 비로소 생명을 얻게 되고 개별음은 비교적 추상적으로 머물러 있는 반면, 우리의 개별음은 그 자체가 이미 살아 있는 음이다.

윤이상 작품세계 관련 이미지

서양의 음을 소묘연필로 그은 선에 비유한다면 우리의 음은 붓으로 그은 선에 비유할 수 있다. 모든 음은 시작부터 사라질 때까지 변화를 거듭하여, 장식, 앞꾸밈음, 파상적 미끄러짐, 글리산도와 음량의 변화를 두루 거치는데, 무엇보다도 각 음의 자연스러운 비브라토가 형상화의 수단으로서 의식적으로 사용된다. 하나의 음에서 음고가 변화하게 될 때, 이 변화는 선율을 형성하는 음정들로 간주되기보다는 장식기능으로, 그리고 한 음의 여러 부분적 표현들로 파악된다." (윤이상 1965)

윤이상의 이 작곡방식은 그의 작품「가사」(Gasa fur Violine und Klavier, 1963)와「가락」(Garak fur Flote und Klavier, 1963)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윤이상이 60년대 초반부터 발전시켜온 '주요음-' 및 '주요음향기법'의 완성과 절정을 이루는 작품은 1966년 10월 도나우에싱겐(Donaueschingen)에서의 성공적인 초연으로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관현악곡「예악」(Reak fur großes Orchester, 1966)이다. 1970년대 초반까지의 윤이상의 유럽에서의 첫 번째 창작시기는 '음향작곡' 의 흐름 속에서 한국의 전통표현과 유럽의 현대기법을 결합하여 '주요음(향)기법' 을 정립하고, 발전시켜 완성시킨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965년에서 1972년 사이에 작곡된 윤이상의 총 네 편의 오페라도 이 시기에 속하는 것으로, 모두가 동아시아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다.

대략 1972년「협주적 음형들」(Konzertante Figuren fur kleines Orchester, 1972)에서부터 윤이상의 작곡기법의 변화가 시작된다. 그때까지 윤이상이 한국의 전통과 유럽의 현대와의 결합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한다면, 윤이상은 이제 유럽 전통에의 접근과정에서 그의 표현 가능성을 발견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그는 좀 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언어로 청중들을 향해 나아가 그들과 대화하고 또한 자신의 '동베를린사건' 으로 겪은 인간적, 정치적 경험을 보편화시켜 분명하게 표현하려는 입장을 취한다. 그의 '음향작곡' 시대의 작품이 내부적으로 유동하는 음행복합체로 이루어진 전체음향의 동시적이고 정적인 선적 진행양상을 띠고 있는데 반해 이제 윤이상은 각 악기군을 분산시켜 대립하는 음향세계의 역동성을 표현하는데 그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윤이상 작품세계 관련 이미지

또한 그의 음악의 명료성을 위해 3도구성 화음 등 협화적 음향들의 선호, '주요음'의 선율적 성격의 확대, 명확한 형식구조 등을 통하여 아방가르드적인 음악어법을 완화시켜 나간다. 그의 첫 협주곡인 첼로 협주곡 (Konzert fur Violoncello und Orchester, 1975/76)은 자서전적인 내용의 작품으로 첼로는 개별적 존재를, 오케스트라는 그를 둘러싼 주위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부터 의미를 갖기 시작한 음과 악기의 상징성, 수사적 어법, 극적 구상 등은 이어지는 협주곡 작곡을 통하여 더욱 더 구체화되어 그의 교향곡으로 이어진다.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민족의 분단 및 통일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그의 작품들로는 오보에, 하프, 소관현악을 위한「이중협주곡」(Doppelkonzert fur Oboe und Harfe mit kleinem Orchester, 1977), 관현악곡「광주여 영원히!」(Exemplumin memoriam Kwangjui, 1981), 교성곡「나의땀, 나의 민족이여!」1987),「화염속의 천사」「에필로그」(Engelin Flammen. Memento fur Orchester mit Epilog fur Sopran, dreistimmigen Frauenchor und funf Instrumente, 1994)가 있다

윤이상의 마지막 작품인「화염속의 천사」와「에필로그」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분신자살한 한국 학생들의 행동과 죽음을 기록하고 있는 작품이다. 독립적으로도 연주할 수 있는 「에필로그」는 하늘로 올라간 영혼들이 듣는 우주적 음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다. 이로써 윤이상의 음악은 그의 음악의 근원인 우주 공간에 항상 흐르며 존재하는 음향의 세계로 돌아간다.

TONGYEONG INTERNATIONAL MUSIC FESTIVAL 통영국제음악제 20143.28 ~ 4.3